사우디 맛집 - 알코바르 샤말리야의 숨은 도넛 맛집, 자으타르 초콜릿 도넛의 매력

알코바르 샤말리야의 숨은 도넛 맛집, 자으타르 초콜릿 도넛의 매력

알코바르 샤말리야(Al-Khobar Al-Shamaliyah) 지역에는 아주 오래된, 외관은 허름하지만 도넛 맛 하나만큼은 기가 막힌 도넛 가게가 있다. 가게 이름은 مخبز دوناتي 이 지역 현지인들에게는 맛집으로 유명한 도넛가게이다. 

 

 

이곳은 특히 자‘으타르 초콜릿 도넛으로 유명하다. 

 

🌿 자'으타르?

 

많은 사람이 이 도넛을 보고 “위에 뿌려진 저건 뭐지?” 하고 궁금할 것이다.
그 정체는 바로 자'으타르(زعتر)다. 자'으타르는 원래 아랍어로 허브종류인 타임(Thyme)을 뜻하는 단어인데, 중동에서는 여러 향신료가 섞인 블렌드를 가리키는 말로 더 자주 쓰인다.

기본적으로는 다음의 재료가 섞여 있다.
• 말린 타임
• 볶은 참깨
• 소금
• 수마크 (붉은빛을 띠는 살짝 신맛 나는 향신료)

이 조합은 중동 특히 레반트 지역(레바논, 팔레스타인, 요르단, 시리아)에서 아침 식사나 스낵으로 빵에 올리브오일과 함께 곁들여 즐기는 전통적인 맛이다. 하지만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지역에서도 자'으타르는 매우 흔하고 인기 있는 재료다. 그래서 이렇게 자'으타르를 올린 빵이나 페이스트리, 디저트들은 이곳에서 매우 흔하다.

 

다른 도너츠 가게에서 볼 수 없는 이 단짠 조합의 중동 감성 도넛은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은 시도해 보길 바란다!
나는 도넛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 도넛 가게의 자'으타르 도넛은 예외!
짭짤한 자'으타르 향신료와 달콤한 초콜릿이 만나 생각지 못한 완벽한 단짠 밸런스를 만들어낸다. 이건 그저 도넛이 아니라, 걸프 로컬의 정취가 담긴 특별한 맛이다.

 

아침 7시에 문을 여는데, 늦은 시간이 아닌 9시에 가도 항상 자'으타르 도넛은 품절이라 한번은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자마자 바로 도넛 가게로 향했다. 시계는 정확히 7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ㅎㅎㅎ 누가 이기나 해보자 ㅋㅋㅋ

그런데 놀랍게도 이미 한 손님이 오픈하자 마자 두 더즌을 이미 구입해서 떠나는 중! 오픈런 해야하는 도넛이었어? 다행히 자'으타르 초콜릿 도넛이 아직 남아 있었기에, 나는 한 더즌 박스를 오롯이 그걸로 채웠다. 다른 한 박스는 여러 가지 다른 맛있는 도넛들로 골라 담았다. 우리가 가게를 나설 즈음이 7시 15분쯤이었는데, 그때부터 사람들이 하나둘씩 줄을 서기 시작했다. 자'으타르 도넛은 문 열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지는 인기 메뉴라는 것을 실감하였다.

이 도넛의 매력은 말 그대로 단짠의 황금 비율에 있다. 초콜릿이 도넛 아래쪽을 감싸고 있고, 위에는 자'으타르(타임 허브 믹스)가 듬뿍 뿌려져 있다. 짭짤한 자'으타르 향과 달콤한 초콜릿이 묘하게 어우러져 정말 기분 좋은 밸런스를 이룬다. 한 입 베어물면 초콜렛 토핑이 바삭하게 깨지면서도 안은 촉촉하고, 무겁지 않게 입 안에서 스르륵 사라지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플러피한 도넛의 정석이라 한개로는 부족하다.

이 가게의 또 다른 장점은 압도적인 가성비인데,
• 기본 도넛 더즌(12개)은 단돈 18리얄 (한화로 치면 6,500원 정도)
• 필링이 들어간 도넛들(누텔라, 피스타치오 크림, 딸기잼 등)은 더즌에 24리얄 (8,800원)

 

비교해보면 크리스피 크림의 플레인 도넛 더즌은 49리얄, 팀 홀튼즈의 믹스 도넛도 49리얄, 도넛타임은 35리얄이니 얼마나 착한 가격인지 체감이 될 것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맛이나 품질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이곳 도넛 반죽이 더 가볍고 플러피하며 브랜드 도넛보다 토핑 밸런스가 더 나았다. 특히 속이 가득 찬 도넛보다, 큼직하고 푹신한 기본 도넛이나 자타르처럼 단맛과 짠맛이 적절히 섞인 도넛이 훨씬 더 부담 없이 즐기기 좋았다. 나이가 들수록 너무 달기만 한 디저트는 피하게 되는데, 이 도넛은 적당한 단맛과 자타르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가벼운 간식으로 딱이다. 그런 이유로 오피스나 학교에 부담없이 도넛 돌리기에도 딱이다! 

가게는 샤말리야 중심 골목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우 오래된 동네답게 외관은 허름하다. 하지만 이런 허름함 속의 찐 맛집을 발견할 때야말로 진짜 현지인의 기쁨이다. 이젠 한동안 도넛 생각은 안 날 것 같지만, 자'으타르 도넛을 다시 먹고 싶어지는 그날을 위해 이 포스트를 남겨둔다. ㅎㅎㅎ

📌 Tip:
학교나 오피스에 도넛 돌릴 일이 있다면, 이곳에서 구입하는 걸 강력 추천한다.
저렴하면서도 맛있고, 종류도 다양하니 만족도는 두 배다.
단, 자'으타르 초콜릿 도넛을 원한다면 꼭 오픈런을 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