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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에서, 자매들과 함께하는 땀나는 수다타임

사우디 일상

by 아즈와르 2025. 6. 1.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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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에서, 자매들과 함께하는 땀나는 수다타임


사우디 생활 중에 생긴 내 루틴 중 하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 이웃 자매들과 함께하는 운동 시간이다.
장소는 대학교 캠퍼스 내 커뮤니티 센터 헬스장,
교직원 가족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정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평일의 시작인 일요일 아침을 운동하는 날로 잡고, 운동 전 새벽부터 전형적인 엄마 모드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 넷 등교시키고, 남편 아침 챙겨주고…
그 다음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옆집 나이지리안 시스터를 픽업해 헬스장으로 향한다.
같은 캠퍼스 안이라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지만, 날도 덥고 시간 아까워서 차로 이동한다.

익숙한 얼굴들과 함께 만드는 루틴


헬스장에 도착하면 반갑게 인사 나누는 자매들이 있다.
건너 스트릿에 사는 중국계 베트남 영국 자매 트레이너,
건너 마을에서 오는 파키스탄 자매,
그리고 가끔 함께하는 인도네시아 자매와 함께온 가까운 이웃 나이지리안 자매까지,
서로 국적도 다르고 말투도 다르지만,
호흡을 맞춰 열심히 한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

운동은 트레이드밀에서 가볍게 워밍업을 하고,
그다음부터는 트레이너 자매의 지도로 본격적인 루틴에 돌입한다.
유산소, 근력, 복근, 스트레칭까지 전신을 사용하는 운동이 이어지는데
땀을 흘릴수록 “그래, 이 시간만큼은 나를 위한 것이니 최선을 다해 운동하자”라는 생각이 든다.

마무리는 기구를 이용한 웨이트 트레이닝.
운동량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함께하니까 힘이된다.
운동 후 땀을 쭉 뺀 릴랙스 한 상태로 같이 장보고 들어갈래? 하고 캠퍼스 내 마트에 들르거나 혼자일 땐 커피숍에 들러 스테비아 탄 아이스커피 한잔 마시며 집에 돌아오는 재미도 있다.



각자의 목표, 그리고 서로의 응원

우리가 운동하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 파키스탄 자매는 체중 감량을 통해 관절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 인도네시아 자매는 오히려 몸무게를 조금 늘리고 싶다고 했다.
• 나는 근육량을 늘리고 에너지를 더 끌어올려서, 일상을 더 활기차게 보내고 싶다. 
• 나이지리안 자매는 이미 근육량이 탄탄해서(마 샤 알라), 체중을 감량하여 좀 더 페미닌 한 라인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 베트남 자매 트레이너는 운동을 통해 자신의 삶에 더 많은 역할을 부여하고, 지도자로서 자신감을 회복해 가는 중이다.
그녀의 시어머니도 함께 참여하시는데, 운동을 통해 관절염 같은 만성 통증을 완화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목표를 갖고 있지만,
서로의 길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분위기가 큰 힘이 된다.

 


함께이기에 가능한 꾸준함

이 운동 모임은 4월 중순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꾸준히 일주일에 한 번씩 이어지다가 이주 전부터 일주일에 두 번으로 늘렸다.

그중 하루는 스쿼시 하는 곳을 예약해서 아이들까지 참여시켜 게임하듯이 운동을 한다.
모두 아이 넷 이상을 키우는 엄마들이고 운동이 끝나면 바로 가족을 돌보는 일과로 돌아가 요리를 하고 나머지 한주를 힘차게 살아간다.

운동하면서 흘리는 땀도 뿌듯하지만, 그보다 더 큰 건 일상을 공유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이라는 점이다.
어느새 운동이, 관계가, 그리고 이 자매들과의 우정이 내 삶에 중요한 에너지가 되어가고 있다.

📸 오늘은 운동 후에 헬스장에서 찍은 사진도 몇 장 남겨뒀다. (사람들 없는 쪽으로 요리조리 피해 찍느라 몇 장 없지만 ㅎㅎㅎ)
땀도 흘리고, 웃음도 나누고, 삶의 무게도 잠깐 내려두는 시간.
이곳에서의 이런 일상들이 오래오래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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